고물가 경기 침체는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한꺼번에 발생하는 상황을 말한다.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네이션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다. 이론적인 스태크를 레이션은 높은 실업률과 높은 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걸 말하지만, 높은 실업률은 곧 경기침체로 이어지기에 경기침체로도 이해하면 된다. 고물가 경기 침체는 조금 이상한 현상이다. 보통 경기가 침체하여 실업률이 높아지면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소비가 줄면 물건이 덜 팔려 물가가 낮아진다. 그래서 보통 경기 침체가 되면 물가가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이오면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게 된다.
이 경우 실업자들이 많아지고, 물가까지 올라 사람들이 생계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보통 스태크를 레이션은 외부의 경제적 충격으로 발생한다.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전쟁이나 사고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높아져 가격이 올라간다.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한다. 최초의 고물가 경기 침체는 1970년 오일쇼크와 함께 발생했다. 오일 쇼크는 1970년대 중동 산유국 모임인 OPEC과 석유 가격을 인상하고, 공급을 줄이면서 세계 각국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사건이다. 오일 쇼크는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불러왔다. 이렇게 1970년대 발생한 오일 쇼크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찾아오는 고물가 경기 침체를 발생시켰다. 당시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0.5% 정도였지만, 물가 상승률은 무려 11%를 넘어섰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1970년대에 이어 50년 만에 스태크를 레이션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에서 접어들면서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세계적인 공급망 리스크로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경제 상황도 이와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만약 경기둔화와 물가 상승이 장기화한다면 50년 전과 같은 고물가 경기 침체를 다시 경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물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절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 정책의 영향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성어다.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그린플레이션은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팬데믹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이 바로 기후 위기이다. 기후 위기와 팬데믹은 인간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생존까지 위협한다. 코로나19가 사람들에게 대면 접촉을 기피하게 하고,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처럼 기후 위기가 심화할 경우 현재 우리의 삶의 방식도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졌다. 나아가,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파괴가 동물과 인간 간의 바이러스 전파를 더 쉽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최근에 이상기후와 해수면 상승 등 기후 위기의 뚜렷한 징후들이 나타나면서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중심으로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이 발표되었다. 기후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급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탄소이다. 탄소는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발생하기에 선진국들은 탄소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친환경 정책들을 많이 도입했다.
내연기관차를 줄이고 전기차를 늘리는 정책이 그것이다. 이를 흔히 에너지 전환이라고 한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생산 시스템으로 새로 구축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많은 원자재와 에너지가 사용된다. 또한, 화석연료 사용량도 줄여야 하는데 경우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이렇게 친환경 정책의 영향으로 물가가 오르는 것을 그린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칭한다. 그린 인플레이션의 시작에 원자재부터 살펴보겠다. 각국 정부가 탄소 중립과 같은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친경한 사업과 관련된 원자재들의 수요가 늘어나니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강력한 친환경 정책 시행 이후 알루미늄과 구리같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에 사용되는 원자재들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외에도 석탄과 석유를 대체하는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나,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도 상승했다. 이렇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사용해 만들어지는 에너지의 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날씨가 흐려 태양광 발전이 잘 안되고, 바람이 안 불어 풍력 발전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는 결국 화석연료를 사용해 부족한 전기를 충당해야 하는데, 석탄과 석유는 친환경 정책으로 채굴량을 줄였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결국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친환경 사업의 핵심 원자재로는 알루미늄인데, 그린 인플레이션의 역설을 설명하기 굉장히 좋은 소재이다. 알루미늄은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뿐만 아니라 전기차 생산에서도 꼭 필요한 원자재이다. 이렇게 친환경 사업에 널리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제련 과정에서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친환경 정책들로 인해 화석연료 생산이 줄어들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도 증가했다. 결국 알루미늄의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고,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 친환경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중국은 알루미늄 최대 생산지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은 탈탄소를 위해 석탄 생산을 줄이면서 전력난을 겪고 있고, 생산에 전기가 많이 필요한 알루미늄 제련소 가동을 줄이고 있다.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 차질이 더욱 심각해진다면 전 세계의 공급망에 혼란이 생기며 물가 상승 압박이 발생하게 된다. 세계적인 그린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현테크의 경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제지표 GDP GNP GNI (0) | 2024.05.01 |
---|---|
국가의 무역 성적표인 경상수지 (1) | 2024.04.30 |
물가를 오르내리게 하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0) | 2024.04.29 |
거시경제로 보는 국제유가의 영향력 (1) | 2024.04.28 |
거시경제로 보는 한국 시장에서의 환율 (1) | 2024.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