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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테크의 경제학

테이퍼링을 통한 돈을 회수하는 방법

by 리부냥 202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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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이자율을 낮추고 채권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에 통화량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취한다. 이러한 양적 완화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달성하여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 시작할 때, 정부는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서 그동안 매입하던 채권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정책을 취하는데, 이것이 테이퍼링이다. 그런 점에서 테이퍼링은 '양적 완화 축소'라고 해석할 수 있다. 테이퍼링은 출구 전략의 일종이지만 출구 전략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정부는 출구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 정책 이외에도 은행 이자율을 올리는 등 다른 방법으로도 통화량을 축소할 수 있다. 테이퍼링이란 말은 원래 가늘게 하라는 뜻이 있다. 주로 마라톤에서 쓰던 말인데,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다가 대회가 다 와 가면 컨디션 조절을 위해 훈련 강도를 낮추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지속해 오던 어떤 행위의 강도를 낮춘다는 의미이다. 테이퍼링이란 말은 2013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버냉키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테이퍼링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실시하던 양적완화 정책을 점점 축소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경제가 어려우면 중앙은행은 시중에 돈을 많이 풀어 경기를 부양한다. 이를 양적완화라고 한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될 경우 지나친 물가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시중에 풀린 돈을 다시 거둬들여야 하는데, 이 수단 중 하나가 테이퍼링이다.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에서 서서히 빠져나오는 것이기에 출구전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테이퍼링은 중앙은행이 매입하는 자산의 규모를 줄여가는 정책을 뜻한다. 중앙은행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돈을 푸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기준금리를 낮춰 대출을 용이하게 하는 것과 국채나 금융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중 테이퍼링은 후자의 규모를 줄여가는 것을 뜻한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중앙은행이 시중의 모기지 증권이나 회사채를 사들여 돈을 공급하는데, 경기가 회복되면 돈을 풀어 수도꼭지를 잠그는 테이퍼링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테이퍼링 얘기가 나오는 요즘의 경제 상황을 알면 테이퍼링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가 다소 침체되었다. 바이러스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을 급격히 줄이기 시작했고,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은 사업에 필요한 돈을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는 시중에 돈을 많이 풀어서 경제를 살려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래서 국채나 모기지 증권 같은 금융자산들을 사들이고, 그 대가로 현금을 지급하며 시장에 돈을 마구 풀어 버렸다. 돈이 많이 풀리니 사람들은 소비도 많이 하고, 증시도 활발해지며 경제가 살아나게 된다. 이 정책을 양적완화라고 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이후 연방준비제도는 오랜 기간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이렇게 돈이 많이 풀리고,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 더 이상 미국 정부가 양적완화를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돈이 많이 풀리면 물가도 오르고 화폐 가치가 떨어지니 슬슬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해야 한다. 이 떄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며 수도꼭지를 서서히 잠그는 정책이 테이퍼링이다. 테이퍼링을 실시하면 시중에 풀리는 돈의 양이 점점 줄어든다. 미국의 테이퍼링을 실시하게 되면 시중에 풀린 달러가 줄어들기에, 보통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가치가 오른다. 한편, 테이퍼링을 실시한다는 소식은 경제가 회복되는 중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니 억지로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경제가 안정화되는 신호이기도 한 테이퍼링은 위험한 측면도 가지고 있다. 미국을 예시로 들면, 미국이 테이퍼링을 실시하면 세계 각국에 풀린 달러들도 점점 줄어든다. 달러가 부족해지면 신흥국에 달러를 가져와 투자한 미국 투자자들도 다시 달러를 챙겨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러면 신흥국들의 경제가 흔들리게 되며, 신흥국의 혼란스러운 경제가 다시 다른 나라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여기에 더해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이 줄어드니 주식시장에서도 돈이 빠져나가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결국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게 된다. 많은 투자자가 테이퍼링을 주목하는 것은, 테이퍼링을 실시하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의 정책으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한계에 봉착했을 때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시중에 직접 푸는 정책’을 뜻한다. 금리 중시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가 0%에 근접하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시장경제의 흐름을 정책금리로 제어할 수 없는 이른바 유동성 저하 상황 하에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중앙은행의 통화 거래량을 확대하는 정책이다. 중앙은행은 채권이나 다른 자산을 사들임으로써, 이율을 더 낮추지 않고도 돈의 흐름을 늘리게 된다.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불안이 실물 부분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경기침체가 심화하자 주요국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대폭 인하하였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영국 중앙은행은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인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미국 연방 준비이사회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정책금리 수준 달성에 필요한 규모 이상으로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사실상 양적 완화 정책을 시작하였으며 2008년 12월에는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면서 대차대조표상의 자산 부채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임을 천명하였다.